프로젝트도 끝났고,, CVE도 나왔으니 간단하게 회고나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기술적인 자세한 내용은 깃허브에 있으니 Star 한번씩 눌러주세요 ㅎ
0. 개요
화이트햇 스쿨 3기 프로젝트 주제가 공개되었을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취약점 분석 프로젝트도 매력적이었고, 제가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관리/정책/컴플라이언스 관련 주제들도 많았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배움이 있을 것 같아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때 제 안에서 계속 맴돌던 생각은 _“기술적 능력이 없는 컨설턴트는 의미가 없다”_였습니다. 관리나 전략도 중요하지만, 뿌리에는 결국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기술을 깊게 파고들어 보지 않으면, 앞으로 평생 ‘기술을 놓친 보안 담당자’라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습니다.
또 하나는 즐거움의 문제였습니다. 첫 프로젝트이기도 했고, 내가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야 오래 버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스마트 기기 취약점 분석 프로젝트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1.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1) 자신감
처음 팀원들과 모여 자기소개를 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을 때, 정말 설렘이 컸습니다. 다들 “이 프로젝트는 꼭 잘해보고 싶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고, 그 열정이 전해져서 저도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멘토님과 PL님을 알아가면서 느낀 것도 큽니다. “아, 이런 분들이 우리를 이끌어주시는구나”라는 존경심이 들었고, 그 자체가 제겐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좋은 지도자와 좋은 팀원들을 만났다는 사실이 벌써 절반의 성공 같았습니다.
(2) 좌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불안감이 찾아왔습니다. 다른 팀원들이 하나둘씩 취약점을 찾아내고 발표하는데,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 저건 내가 찾았어야 하는데… 나도 저렇게 팀원들 앞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부러움과 질투가 동시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프로젝트 외에도 학업, 연구실 생활, 동아리 운영 등이 동시에 겹치면서 체력적/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집중이 안 된다. 그냥 놀고만 싶다. 그런데 막상 놀면 죄책감이 몰려온다. 공부도 프로젝트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고, 비교와 자책이 반복되는 시기가 꽤 길었습니다.
(3)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러던 중,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취약점을 직접 많이 찾지는 못했지만, 문서화/기획/운영에서는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GitHub 레포를 관리하면서 수십, 수백 번의 커밋을 올리고, 글을 다듬고, 팀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했습니다. 마치 작은 퍼즐 조각들을 맞추듯, 한 줄 한 줄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묘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프로젝트가 단단한 뼈대를 가질 수 있도록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저의 역할이 되었습니다.
2. 배운 점
- 취약점을 찾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기록하고, 정리하고, 체계를 만드는 일도 프로젝트 성공에 꼭 필요한 역할이었습니다.
- 비교와 질투라는 감정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감정들이 저를 더 나아가게 만드는 동기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 무엇보다, 좋은 팀과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3. 함께한 사람들
PM 역할을 맡아 정말 많은 부담 속에서도 끝까지 책임감 있게 잘 해준 성민이, 멀리 천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도 꾸준히 취약점을 찾아낸 준영이, 보안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펌웨어를 훌륭히 맡아준 우혁이, 보고서와 PPT 작업이라는 어려운 일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해내고 중간에 마음 고생도 많았을 텐데 잘 이끌어 준 예지, 늘 스스로 못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누구보다 크게 성장한 준우, 묵묵히 분석을 이어가다 우리가 몰랐던 데스크톱 타깃까지 찾아내고 취약점을 네 개나 발견해낸 주혁이, 우리 팀의 에이스로서 정말 많이 배우게 해준 휘성이, “보안 어제 시작했다”는 농담을 하면서도 끝없이 가르쳐주신 엔키 팀장 김주원 멘토님, 그리고 임베디드를 잘 알지 못했던 우리에게 항상 친절하고 자세히 알려주신 박성광 PL님까지,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4.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보안 기술을 배우는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제 안의 감정을 마주하고, 흔들림을 겪고, 결국에는 저만의 역할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쉽지 않았지만,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 정도 프로젝트를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다시 새로운 도전을 만나더라도, 이번 경험을 떠올리며 조급해하지 않고, 흔들리더라도 나만의 자리와 역할을 찾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고 싶습니다.

Team Brrester 레츠고!